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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다슬기'…하나 둘 잡는 재미에 '봉변' 기사입력 2016-06-1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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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안전 불감증 주사고 원인…"야간 채취 피하고 공동 작업해야"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하나, 둘 잡다 보면 어느새 급류에 들어가 있게 됩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주말과 연휴 계곡과 하천을 찾는 피서객이 늘고 있다.

피서객들이 계곡을 찾아 자주 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바위 사이에 숨어 있는 다슬기를 잡는 일이다.

초여름에 나오기 시작하는 다슬기는 주로 계곡이나 하천의 바위틈에 숨어 자라기 때문에 전문적인 장비를 갖추지 않으면 허리를 숙이고 잡는 일이 태반이다.

장시간 다슬기를 잡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주변을 살피지 못하게 되고, 급류에 휩쓸리거나 골재 채취 후 움푹 파인 웅덩이에 빠져 목숨을 잃는 사고도 발생한다.

또 음주 상태에서 다슬기를 잡는다며 물에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기도 한다.

◇ 매년 반복되는 사고…안전 불감증·음주가 원인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사고가 나지만 직접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는 심각성을 느끼는 못하는 안전 불감증 때문에 다슬기 사고는 매년 반복된다.


사고자도 전문적으로 다슬기는 잡는 사람부터 피서객까지 숙련도에 관계없이 다양하다.

올해도 안전 불감증 탓에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랐다.

14일 오전 7시30분께 전북 김제시 금산면 한 하천에서는 이웃과 함께 다슬기를 잡으러 나왔던 하천 인근 주민 이모(58·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전날 오후 8시40분께 마을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간 사이 혼자서 다슬기를 잡다가 사고를 당했다.

당시 이씨는 소주 1병을 마신 상태로 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에서도 다슬기를 잡던 피서객 두 명이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18일 지인들과 함께 강원 평창군 평창강으로 낚시를 온 최모(67)씨는 혼자서 다슬기를 잡으러 수심 2m가 넘는 강물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최씨는 강바닥에 미끄러지면서 균형을 잃고 급류에 휩쓸려 사고를 당했다.

앞서 지난달 5일에도 철원군 동송읍 직탕폭포 주변에서 다슬기를 줍던 황모(55)씨가 물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 외에도 지난달 16일 충북 옥천군에서도 80대 노인이 다슬기를 잡다가 실종돼 하루 만에 발견됐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사고 대부분이 안전 수칙을 무시하고 음주 상태로 물에 들어가거나 홀로 야간에 다슬기를 잡다가 발생한다"며 "다슬기를 잡을 때는 반드시 여러 명이 함께 물에 들어가는 등 안전 수칙을 지키기만 하면 대부분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야행성' 다슬기 초여름 밤에 잡다간 '낭패'

초여름에 다슬기 사고가 주로 발생하는 이유는 다슬기가 겨울이 지나 4∼5월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슬기는 야행성 생물로 밤에 왕성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밤에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초여름은 수온이 오르면서 수생식물의 생장이 활발해 지면서 바위를 뒤덮어 미끄러지기가 쉽고, 밤에는 특히 수심을 가늠하기 어려워 사고를 당하기 쉽다.

또 어둠 속에서 일행들과 소통이 어려워, 다슬기를 따라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할 때도 주변에서 경각심을 주기가 어렵다.

또 본격적인 피서철이 시작되기 전이라 지난해 풍수해로 인해 하천 바닥이 손상된 부분을 정비하기 전이라 물밑 환경에 익숙한 지역 주민들도 쉽게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박용성 전북소방본부 방호예방과 소방위는 "장마철이 지나면 수생식물들이 물살에 쓸려 내려가면서 계곡 바닥의 미끄러움이 덜한 데, 바위가 수생식물로 뒤덮인 요즘 시기가 가장 물밑이 미끄러운 시기"라며 "특히 다슬기를 많이 잡으려는 욕심에 야간에 물에 들어가는 행위는 절대로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hinakim@yna.co.kr